캐나다와 더 잘 맞는 사람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무언가 이 나라의 시스템이 나와는 맞지 않다고 느껴본 적이 있나요? 혹시 내가 다른 나라와 더 맞는 사람은 아닌지 나에게 한국 외에 다른 곳에서 살만한 선택지가 있을지 생각해 보셨나요? 누군가는 그래도 한국 사람은 한국이 제일 편하다, 다른 나라 가봐야 달라질 거 없고 고생만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 분명 한국보다 다른 나라가 더 맞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나라가 있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 대해서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이곳과 맞을 수 있는지 저의 생각을 써보겠습니다.
문명의 위대함보다 자연의 위대함에 끌리는 분
어디서나 대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캐나다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족감을 크게 느낄 수 있는 나라입니다. 캐나다에는 유명한 록키산맥이나 나이아가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옐로나이프와 같은 관광지 외에도 모든 도시가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거주하는 곳이 어디든, 근처에 야생동물을 포함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공원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언제든 그 근사한 공원들을 거의 독점하듯 즐길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캐나다 와서 처음에만 파란 하늘, 울창한 숲, 깨끗한 호수와 바다가 좋았고 그 이후에는 심심해서 힘들다고 합니다. 한국식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캐나다가 잘 안 맞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혼자서도 잘 노는 타입이고 공원을 걸을 때, 하늘과 나무를 볼 때, 호숫가에 앉아 있을 때 충분히 행복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특히 석양이 질 때 먼지 없는 파란 하늘과 태양의 붉은빛이 어우러진 그라데이션 빛깔은 볼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채식인
캐나다는 채식인들에게 매우 친화적인 나라입니다. 다양한 채식식당과 베이커리가 있으며, 식재료 구매도 쉽습니다. 보통 거의 모든 음식점에 채식 메뉴가 한 개 이상은 꼭 있습니다. 채식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음식에 대해 불편러 취급을 받던 내가 캐나다에서는 그저 평범한 취향 중 하나를 가진 사람일 뿐입니다. 채식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사회생활이 힘들었다면 진지하게 캐나다에서의 삶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캐나다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잘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장애인이 이동하는데 많은 지원과 배려가 있고 지적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가 주중에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자녀를 무료로 돌봐줍니다.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을 할 때는 무조건 장애인 먼저 불편함이 없도록 천천히 자리를 마련해 주고 거기에 대해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종종 한국 뉴스를 보다가 장애인에게 혐오발언을 하거나 불리한 대우를 한다는 기사를 접해 안타깝습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세상에 이렇게 많은 장애인이 있었다는 것에 한번 놀랐고 한국에서 이 정도까지 많은 장애인을 보지 못한 것은 그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게 한 시스템과 사회적 차별이 있었음에, 또 그런것조차 깨닫지 못했던 저 자신에게 소름이 끼치기도 했습니다. 침대 생활을 하는 몸 불편한 사람도 서커스를 보겠다고 이동식 침대로 봉사자 도움을 받아 관람을 하러 오고 그 침대가 관람석 한 가운데를 차지한다고 해도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 한국사회와 얼마나 다른지 상상이 가시나요?
LGBTQ
캐나다는 LGBTQ 인권에 대해 매우 진보적인 나라로 다양한 커뮤니티와 이벤트, 직장에서의 다양성 지원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혼도 인정되고 차별 금지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어, 다양한 권리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LGBTQ 행사에 총리가 참여하거나 여성 동성애자가 주지사로 지내기도 하고 은행 같은 보수적일 것 같은 곳의 광고들도 게이 커플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입니다.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이므로 LGBTQ나 소수자로서 인권을 존중받고 보호받고자 하는 분이라면 캐나다에서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캐나다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이며, 그만큼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므로 자신과 다름을 견딜 수 없는 분들은 캐나다에서 적응하기 힘들 것입니다.
복지혜택이 필요한 분
캐나다는 국민 복지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정부지원으로 병원비 무료를 비롯해 교육이나 고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기본적으로 받는 연금이나 기타 연금을 받으며 최소한의 기본적 생계에 보장이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복지에 대해 가장 큰 충격은 코로나가 처음 팬데믹으로 선언되었을 때 락다운을 하면서 거의 캐나다에 있는 절반의 가까운 사람들이 6개월은 기본으로 매달 인당 한국돈으로 약 180만 원에 준하는 돈을 정부에서 지원받았을 때였습니다. 저는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비자 상태일 뿐 영주권자는 아니었는데도 혜택을 받았고 약 1년 반동안 매달 그 정도의 돈을 지원받아서 정말 그 시기를 힘들지 않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집 렌트비 지원, 공과금 지원 등을 받았고 이렇게 지원해 주는데도 끄떡없는 정부를 보며 그야말로 복지 강국의 위엄을 보았습니다. 내가 성실히 세금 납부하며 살면 국가에서 기본 복지를 챙겨준다는 개념이 끌리는 분들은 캐나다 이민해 대해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 특이라고 불리는 특정 문화가 맞지 않는 사람
나이를 따지거나 선배, 후배를 따져 존대해야 하는 이런 것들이 맞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내가 그런 사람인가를 아는 방법은 나이 어린 후배와 친구 하기로 하고 그 후배가 바로 나에게 반말이나 친구처럼 호칭해도 기분 나쁘지 않은가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캐나다에서는 나이란 요소는 직장을 얻을 때건, 친구를 사귈 때이건 필요 없는 요소입니다. 또, '정'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선을 넘거나 오지랖 하는 행동들을 불편해하는 분들, 집단적 문화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개인주의적 요소가 강한 캐나다 문화가 더 맞을 수 있습니다.
결론
캐나다에서 살아가기에 적합한 사람일지는 자신의 욕구와 가치, 삶의 목표와 필요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민을 고려하는 분이라면 이러한 여러 요소들을 잘 고려하여 캐나다에서의 생활 가능성을 평가하고,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캐나다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배울 줄 알며,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하는 사람들이 더 잘 적응할 수 있고 더 잘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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